[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것도 아니고, 세계적인 거장 감독이 만든 것도 아니며, 대한민국 최고의 톱스타들이 줄줄이 출연한 것도 아니지만, 윤가은 감독의 영화 ‘세계의 주인’이 제62회 백상예술대상 6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한국 영화계의 새로운 대세로 떠올랐다. 탄탄한 연출력과 신예 배우의 발견으로 평단과 관객을 모두 사로잡은 결과다.
백상예술대상 사무국이 발표한 제62회 영화 부문 후보 명단에 따르면, ‘세계의 주인’은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윤가은), 여자조연상(장혜진), 여자신인상(서수빈), 각본상(윤가은), 구찌 임팩트 어워드 등 총 6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백상예술대상은 1000만 관객을 동원한 대작부터 작지만 강한 힘을 보여준 수작까지 한국 영화의 넓은 스펙트럼을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최다 노미네이트 기록은 각각 7개 부문에 오른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와 장항준 감독의 ‘왕과 사는 남자’가 차지했으나, ‘세계의 주인’ 역시 주요 부문 후보를 휩쓸며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영화 '세계의 주인'이 제62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해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사진=(주)바른손이앤에이 제공
가장 눈길을 끄는 부문은 작품상이다. ‘세계의 주인’은 ‘3학년 2학기’, ‘굿뉴스’, ‘어쩔수가없다’, ‘왕과 사는 남자’와 함께 작품상 후보에 올라 치열한 심사 과정을 거치게 됐다. 특히 장편 데뷔작 ‘우리들’로 제53회 백상 시나리오상을 받았던 윤가은 감독은 이번 작품으로 감독상과 각본상 후보에 동시에 이름을 올리며 다시 한번 트로피를 노린다.
배우들의 선전도 돋보인다. 주인공 ‘이주인’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긴 신예 서수빈은 여자신인상 후보에 올랐다. 이미 홍해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신인배우상 등을 휩쓴 서수빈이 백상까지 정복하며 ‘차세대 아이콘’으로 거듭날지 이목이 쏠린다. 여기에 ‘주인’의 엄마 ‘태선’ 역으로 깊은 울림을 준 장혜진 역시 신세경, 신현빈, 염혜란, 전미도 등 쟁쟁한 후보들과 함께 여자조연상을 놓고 격돌한다.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에 수여하는 ‘구찌 임팩트 어워드’ 후보군에 포함된 점도 고무적이다. ‘세계의 주인’은 인싸와 관종 사이 방황하는 여고생의 심리를 통해 개인과 공동체의 갈등을 조명하며, ‘왕과 사는 남자’, ‘파반느’ 등과 함께 담론 형성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 밖에도 올해 백상은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남자 최우수 연기상에는 구교환, 박정민, 유해진, 이병헌, 홍경이, 여자 최우수 연기상에는 고아성, 문가영, 손예진, 이혜영, 한예리가 격돌하며 역대급 경쟁을 예고했다.
영화계 관계자는 “올해 후보작들은 오랜만에 활기를 띤 극장가의 결실을 보여준다”며 “특히 ‘세계의 주인’은 독립적인 시선과 대중적인 화제성을 동시에 잡은 윤가은 감독의 저력을 다시금 확인시켜 준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열여덟 여고생 ‘주인’이 전교생 서명운동을 거부하며 벌어지는 미묘한 긴장감을 그린 ‘세계의 주인’이 과연 몇 개의 트로피를 거머쥘지, 그 결과는 오는 5월 8일 열리는 제62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공개된다. 영화는 현재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