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장기화로 인한 에너지 수급 불안이 계속되면서 정부가 민간 자율 5부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이에 연계한 자동차보험료 할인 특약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차량 운행을 줄이면 자연스럽게 주행거리가 감소하고, 이는 사고 위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구조다.
그러나 손해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료에 이미 마일리지 할인 특약이 적용되고 있어 중복할인이 되는 데다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실효성과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난감해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차량 5부제 보험료 할인 특약 도입을 추진하면서 손해보험사들이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회 중동전쟁 경제대응 특별위원회는 전날 3차 회의를 열고 차량 5·2부제 시행에 따른 차량 운행 제한 조치로 자동차보험료 인하 요인이 생겼다고 보고 구체적인 인하 방안을 다음주에 발표하기로 했다.
보험개발원은 이번주 안에 적정 요율 산정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해졌으며, 산정된 요율은 전 보험사에 일괄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보험료는 통상 보험사가 연말에 1년치 요율을 산정하면 보험개발원이 이를 검증하고, 이후 금융당국과 협의를 거쳐 반영되나 이번 특약은 한시적 제도 성격이 강한 만큼 보험개발원이 산정한 요율을 토대로 금융당국과 보험사들이 별도 협의를 거쳐 출시 시점과 적용 방식 등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손보업계는 금융당국과의 협의 과정에서 기존에 운영 중인 마일리지 특약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별도의 ‘차량 5부제 연계 할인 특약’을 신설하는 방향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마일리지 특약은 연간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사후 할인·환급해주는 방식으로, 운행이 줄면 할인이 적용되는 구조다.
이에 손보사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미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적자가 누적된 상황에서 추가적인 보험료 할인은 수익성 악화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최근 몇 년 간 자동차보험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누적된 보험료 인하, 손해율 상승과 정비수가 인상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7.5%로 전년보다 3.7%포인트 올랐다. 통상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은 손해율 80%로 본다. 사업비율까지 더한 합산비율은 103.7%로 손익분기점을 넘어섰고, 보험손익은 7080억원 적자를 기록해 전년 대비 손실 규모가 6983억원 확대됐다.
지난 2월 기준 5대 손보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단순 평균)은 86.2%로 집계됐으며 올 1~2월 누적 손해율은 87.4%로 전년 동기(85.1%)보다 악화됐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주행거리 감소에 따른 손해율 하락 효과가 일부 있을 수는 있지만, 할인 폭이 커질 경우 손익 균형을 맞추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나 보험사에 부담이 과도하게 전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