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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미국차 인식을 바꾼 '링컨 노틸러스 하이브리드', 남다른 '편안함·정숙감'

입력 2026-04-21 16:46:51 | 수정 2026-04-21 16:46:47
이용현 기자 | hiyori0824@mediapen.com
[미디어펜=이용현 기자]한때 국내 시장에서 ‘미국차’는 비교적 명확한 이미지로 소비됐다. 큰 차체, 직선적인 주행감, 그리고 연비와 정숙성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기는 성격. 여유로운 크기와 편안함은 강점이었지만, 세밀한 주행 질감이나 효율성 측면에서는 타 수입 브랜드 대비 한계가 있다는 인식도 공존했다.

하지만 최근 흐름은 다르다. 전동화 전환과 함께 파워트레인 구조가 변화하고, 소비자 요구 역시 ‘단순한 힘’에서 ‘완성도 높은 이동 경험’으로 이동하면서 미국차 역시 빠르게 방향을 바꾸고 있다. 링컨이 선보인 노틸러스 하이브리드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링컨 노틸러스 HEV 외관./사진=이용현 기자


이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20일 서울역 인근 도심 주행과 강남에서 수원까지 이어지는 약 5시간 30분의 시승에 나섰다. 정체가 반복되는 도심 환경과 흐름이 살아있는 구간이 혼재된 조건에서 차량의 성격을 가늠해보는 과정이었다.

먼저 외관은 기존 가솔린 모델과 큰 차이 없이 브랜드 특유의 수평적 디자인 언어를 기반으로 ‘정제된 존재감’에 초점을 맞췄다. 전면부는 넓게 펼쳐진 시그니처 그릴과 중앙 엠블럼이 중심을 잡으며 과도한 장식 없이도 충분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또한 엠블럼과 디테일에 블루 하이라이트가 더해져 전동화 모델임을 은은하게 표현한다.

링컨 노틸러스 HEV 외관./사진=이용현 기자


측면은 4910mm 전장과 2900mm 휠베이스가 만들어내는 안정적인 비율이 특징이다. SUV인 현대 팰리세이드(전장 약 4995mm, 휠베이스 2900mm)와 유사한 수준으로 체급 자체는 사실상 동일한 크기다.

날카로운 캐릭터 라인을 강조하기보다 매끈하게 이어지는 면 처리를 통해 차체의 크기를 과시하기보다는 균형감을 드러낸다. 후면 역시 복잡한 요소를 배제하고 화이트 링컨 레터링 중심의 간결한 구성을 택했다. 전반적으로 ‘크다’는 인상보다 ‘차분하게 정돈됐다’는 이미지가 강하게 남는다.

차량 내부에 적용된 48인치 파노라마 디스플레이./사진=미디어펜 이용현 기자


실내는 외관의 정제된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받는다. 대시보드 전면을 가로지르는 48인치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가장 먼저 시선을 끈다. 단순히 크기에서 오는 시각적 임팩트를 넘어, 정보 전달 방식 자체를 바꿔놓은 구성이다. 

조수석 측 디스플레이에는 연비, 날짜, 오디오 등 세 가지 위젯을 취향에 맞게 배치할 수 있으며 글씨 크기와 가독성이 좋아 운전석에서도 정보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애플 카플레이를 통해 티맵이나 카카오맵을 연동할 경우 중앙 화면뿐 아니라 운전석 디스플레이에도 동일한 내비게이션 정보가 공유된다. 주행 중 시선을 크게 이동하지 않아도 주요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실제 주행 안정성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구성이다.

차량 내부에 적용된 울티마 3D 스피커./사진=미디어펜 이용현 기자


오디오 시스템 역시 인상적인 부분이다. 28개의 울티마 3D 스피커로 구성된 사운드 시스템은 단순한 출력 이상의 공간감을 제공하며, 차량 전체를 하나의 청취 공간처럼 만들어준다. 장시간 주행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체감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이후 진행된 시승은 차량의 기본기를 확인하기 위해 도심 정체 구간과 저속 주행, 그리고 일부 원활한 흐름의 구간이 혼합된 환경에서 주행했다.

주행에서 가장 먼저 체감되는 요소는 단연 정숙성이다. 시동이 걸리는 순간부터 엔진의 존재감은 크게 드러나지 않으며 저속 구간에서는 전기모터 중심의 주행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차량에서 종종 느껴지는 엔진 개입 시의 이질감이 전혀 없다시피 했으며 소음과 진동 역시 잘 억제됐다. 도심 주행이 길어질수록 이 같은 특성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났다.

가속 질감 역시 인상적이다. 2.0L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된 시스템 출력 321마력의 성능은 수치 이상의 체감으로 이어진다. 초반 가속은 전기모터 특유의 즉각적인 반응으로 부드럽게 시작되고 속도가 붙을수록 엔진이 자연스럽게 개입해 힘을 보탠다. 전반적으로 가속 과정이 매끄럽게 이어지며 일상적인 주행 환경에서는 부족함 없는 여유를 제공한다.

차량 내 디스플레이에서 실시간 제공되는 서라운드 뷰./사진=이용현 기자



승차감은 ‘편안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노면에서 전달되는 충격을 효과적으로 걸러내면서도 과도하게 물러지지 않은 세팅으로 장시간 주행에서도 피로도를 낮춘다. 실제로 장시간 운전에도 몸에 전달되는 부담이 크지 않았다는 점은 이 차량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이에 더해 1열에는 마사지 시트 기능이 적용돼 장거리 주행에서의 체감 만족도를 끌어올린다. 단순한 편의 사양을 넘어 주행 중 누적되는 피로를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와 함께 ‘브레이킹 체크 시스템’도 눈에 띈다. 운전자의 제동 패턴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0~100% 수준으로 효율성을 평가하는 기능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의 회생제동 활용도를 높이고 보다 효율적인 주행 습관을 유도하는 데 목적이 있다.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운전 방식을 개선하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울러 해당 차량은 국내 인증 기준 복합연비 11.9km/L(도심 11.5, 고속도로 12.3), CO₂ 배출량 137g/km, 등급 3을 달성했다. 이는 공차중량 2130kg의 AWD 대형 프리미엄 SUV에서 달성한 수치로, 실주행 결과로는 복합연비 10.1km/L를 기록했다.

국내 인증 기준보다는 낮지만 출퇴근 시간과 더불어 혼잡한 서울 도심 내에서 주로 주행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충분히 납득가능한 수치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존재했다. 사이드미러의 거리감은 초반 적응이 필요한 요소다. 실제보다 사물이 더 가깝게 보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주차 시엔 차량 외부에 장착된 서라운드 센서가 차량의 실제 움직임을 화면으로 보여줘 난이도를 상당히 낮춰줬지만,  실 주행 간 차선 변경이나 거리 판단 시 혼선이 생길 수 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적응이 가능하나 처음 접하는 운전자에게는 분명한 이질감으로 다가올 수 있는 부분이다. 

차량 외관 내 'NAUTILUS' 문구


그럼에도 전반적인 주행 경험은 ‘편안함’과 ‘정숙성’이라는 방향성으로 일관되게 수렴된다. 다양한 기능과 구성 역시 이러한 성격을 보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결국 링컨 노틸러스 HEV의 핵심은 ‘고요함’에 있었다. 그리고 그 고요함은 외관에서부터 주행, 실내 경험까지 일관되게 이어진다. 과장되지 않은 디자인, 절제된 주행 질감, 그리고 실내를 채우는 정숙한 공기감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선 경험을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미디어펜=이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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