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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 VS. 박지현, 공교로운 '두 지현'의 맞대결

입력 2026-04-22 09:22:53 | 수정 2026-04-22 18:07:07
이석원 부장 | che112582@gmail.com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극장가에 흥미로운 대진표가 짜였다. 

한국 영화계를 상징하는 독보적인 아이콘 전지현과 무서운 기세로 성장 중인 신예 대세 박지현이 2주 간격으로 스크린에 상륙한다. 이름은 같지만, 장르도 매력도 전혀 다른 두 ‘지현’의 맞대결은 올 초여름 극장가를 찾는 관객들에게 풍성한 성찬이 될 전망이다.

먼저 포문을 여는 쪽은 5월 21일 개봉하는 SF 스릴러 '군체'의 전지현이다. 2015년 '암살' 이후 무려 11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그는 이번 작품에서 차갑고 이성적인 생명공학자 ‘권세정’으로 분한다.

영화 '군체'로 11년만의 스크린 나들이에 나서는 전지현은 이 영화로 처음 칸 레드 카펫을 밟는다. /사진=(주)쇼박스 제공


전지현은 그동안 '도둑들', '암살', 등 이른바 '쌍천만 영화'를 비롯해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당당하고 화려한 이미지와 함께 탄탄한 연기력을 증명해 왔다. 특히 비교적 최근작인 넷플릭스 '킹덤: 아신전'에서 보여준 처절하고 서늘한 연기관은 그가 단순히 ‘스타’에 머물지 않고 장르물에 최적화된 ‘배우’로 진화했음을 보여주었다. 

이번 '군체'에서 그는 폐쇄된 공간 속 변이된 감염자들에 맞서 생존을 사투하는 절박함을 연기한다. 관객들은 11년을 기다려온 전지현 특유의 압도적인 아우라와 한층 깊어진 장르적 긴장감을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군체'가 한국에서의 개봉 전에 이미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함으로써 전지현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모이고 있는 상황. 전지현이 칸 레드카펫에 선다는 것만으로도 적잖은 화제가 이어질텐데, 만약 '군체' 또는 전지현이 칸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리게 된다면 이번 5월 '군체'의 개봉은 국내의 관객들에게도 아주 특별한 전지현을 만나게 해줄 것으로 보인다. 

전지현이 묵직한 긴장감으로 관객을 압도한다면, 6월 3일 개봉하는 '와일드 씽'으로 출격하는 박지현은 기분 좋은 유쾌함을 선사한다. 그는 20년 만에 재기를 꿈꾸는 혼성 그룹 ‘트라이앵글’의 센터이자 절대매력의 보컬 ‘도미’ 역을 맡았다.

박지현은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은중과 상연' 등을 통해 지적이고 세련된 이미지, 혹은 단단한 내면을 가진 전문직 여성의 이미지를 구축해 왔다. 또 영화 '히든 페이스'로는 파격적인 연기력을 선보이며 영화계의 '대표 페이스'로 발돋움했다.

박지현은 이전 작품에서 보여줬던 것과는 180도 다른 연기로 '와일드 씽'에 나선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번 '와일드 씽'에서 박지현은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90년대 복고풍 스타일링을 완벽히 소화하며 무대 위에서는 센터다운 카리스마를, 무대 아래서는 현실적인 생활 연기를 펼친다. 전지현이 세월을 이긴 아우라를 보여준다면, 박지현은 장르를 가리지 않는 유연함과 신선한 에너지를 무기로 대선배에게 도전장을 던진 셈이다.

두 영화의 개봉 간격은 불과 2주. 하지만 장르와 배우의 색깔은 극명하게 갈린다. 연상호 감독의 '군체'가 인간의 본성과 공포를 탐구하는 ‘차가운’ 영화라면, 손재곤 감독의 '와일드 씽'은 무모한 도전을 통해 웃음과 감동을 전하는 ‘뜨거운’ 영화다.

관객들에게 이번 이른바 ‘지현대첩’은 더할 나위 없는 기회다. 5월에는 전지현의 복귀만으로도 충분한 미학적 전율을 느꼈다면, 6월에는 박지현이 뿜어내는 밝은 기운과 강동원, 엄태구와의 코믹 케미에 흠뻑 젖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한국 영화의 정점을 지켜온 전지현의 관록과, 매 작품 새로운 얼굴을 갈아 끼우며 정점을 향해 달려가는 박지현의 패기가 만나 2026년 초여름 극장가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궈질 예정이다.

두 배우가 보여줄 극과 극의 연기 변신은 한국 영화가 가진 장르적 다양성을 증명하는 동시에, '지현'이라는 이름이 가진 힘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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