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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70년대 여성 작가들의 '환경' 예술을 재조명한다

입력 2026-04-29 11:06:42 | 수정 2026-04-29 11:06:36
이석원 부장 | che112582@gmail.com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리움미술관은 오는 5월 5일부터 기획전 '다른 공간 안으로: 여성 작가들의 공감각적 환경 1956–1976'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23년 뮌헨 하우스 데어 쿤스트에서 시작해 로마와 홍콩을 거쳐온 순회전으로, 미술사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여성 작가들의 선구적인 '환경(ambiente)' 작업을 조명한다.

'환경'은 1949년 루치오 폰타나가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 관람자가 작품 외부에서 바라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공간 안으로 들어가 빛, 소리, 공기 등을 온몸으로 경험하는 예술 형식을 뜻한다. 이는 현대의 '설치 미술'로 이어지는 중요한 장르적 토대가 되었다.

정강자의 '무체전'./사진=리움 미술관 제공



전시를 공동 기획한 안드레아 리소니와 마리나 푸글리에세는 환경 예술이 전시 종료 후 해체되는 특성상 보존이 어려웠고, 이로 인해 여성 작가들의 기여가 남성 중심의 미술사 기술 과정에서 이중으로 소외되었다고 분석한다. 연구진은 4년 간 서신과 도면 등 사료를 조사하여 아시아, 유럽, 남북미 여성 작가 11인의 작품을 실물 크기로 재현했다.

리움미술관은 이번 순회전에서 한국 전시만의 고유한 맥락을 더했다. 한국 여성 작가 최초로 환경 미술을 시도했던 정강자의 1970년 작 '무체전'을 고증을 통해 복원했다. 당시 전시 도중 강제 철거되었던 이 작품은 56년 만에 관객 앞에 다시 서게 된다.

시각 예술가 마리안 자질라와 실험음악가 라 몬테 영의 '드림 하우스'./사진=리움 미술관 제공


주디 시카고의 '깃털의 방'./사진=리움 미술관 제공



또한, 시각 예술가 마리안 자질라와 실험음악가 라 몬테 영이 1962년 구상한 '드림 하우스'도 소개된다. 2003년부터 협업해 온 최정희 작가가 합류한 이 작업은 사인파 음향과 빛이 어우러진 공간을 통해 60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환경 예술의 현재성을 보여준다.

이 밖에도 나일론 천을 활용해 근대 건축 질서에 도전한 알렉산드라 카수바의 '스펙트럼 통로', 깃털을 채워 공간의 해방감을 표현한 주디 시카고의 '깃털의 방' 등이 전시된다.

김성원 리움미술관 부관장은 "이번 전시는 여성 작가들의 작업 없이는 현대미술의 중요한 흐름을 설명할 수 없음을 증명하는 자리"라며 "환경 예술을 과거의 기록에 가두지 않고 현재와 소통하는 살아있는 형식으로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여성 작가들의 파격적인 예술 공간과 비전을 경험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용산구 리움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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