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장항준 감독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가 2026년 1분기 대한민국 극장가를 완전히 장악하며 기록적인 매출 성과를 거뒀다. 영화 한 편이 분기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이례적인 흥행 기록을 세우면서, 배급사인 쇼박스 역시 압도적인 격차로 배급사 매출 1위에 올라섰다.
29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6년 1분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한국 영화 전체 매출액은 233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왕사남' 한 편이 벌어들인 매출액은 무려 1518억 원에 달한다. 이는 1분기 한국 영화 전체 매출의 약 65%에 육박하는 수치로, 사실상 '왕사남'이 한국 영화 시장의 흥행을 홀로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6년 1분기 한국 극장가 전체 매출에서 무려 65%를 '왕사남' 한 편이 차지했다./사진=(주)쇼박스 제공
이러한 메가 히트작의 등장은 시장 전체의 회복세로 이어졌다. 올해 1분기 한국 영화 전체 매출액과 관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7.5%, 115.1% 급증하며 코로나19 이전 평년 수준의 약 95%까지 회복하는 저력을 보였다.
'왕사남'과 '만약에 우리'를 잇달아 흥행시킨 쇼박스는 배급사 순위에서도 독보적인 성적을 남겼다. 쇼박스의 1분기 매출액은 1763억 원으로, 전체 배급사 매출 점유율의 과반이 넘는 55.4%를 차지했다.
이는 2위를 기록한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431억 원, 점유율 13.6%)와 비교했을 때 약 4.1배에 달하는 압도적인 수치다. 디즈니가 '아바타: 불과 재', '주토피아 2' 등 대작들을 배급했음에도 불구하고, 쇼박스는 '왕사남'이라는 단일 흥행 병기만으로 외화 대작들의 공세를 가볍게 따돌렸다.
반면 외국 영화는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주춤했다. 1분기 외국 영화 매출액은 847억 원으로 전년 대비 9% 감소했으며, 관객 수 또한 18.3%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1분기 매출액에서 한국 영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73.4%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0%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영진위 측은 '왕사남'의 흥행이 한국 영화 점유율 확대와 극장가 활력 회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한 편의 영화가 지닌 파괴력이 배급사의 위상은 물론 산업 전체의 지형도를 바꾼 셈이다. '왕사남'의 흥행 열기가 상반기 전체로 이어질 수 있을지 영화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