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조사·발표한 ‘2025년 농어촌 삶의 질 실태와 주민 정주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농어촌 주민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와 거주 지역 생활만족도는 도시민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기본적인 생활 보장을 위해 요구되는 보건·복지, 교육·문화, 정주기반, 경제·일자리 등 4대 삶의 질 부문에서 도농 간 만족도 격차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농 간 비교한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 및 거주 지역 생활만족도 변화 추이./자료=농경연
특히 보건·복지 부문에서의 만족도 차이가 커 ‘최우선 개선 영역’에 포함됐으며, 40대 이하 청년층과 고령층의 체감 만족도가 낮았고 지역의 미래 발전 가능성에 대한 인식도 회의적이었다.
또한 정부가 추진하는 재생에너지·기본소득·관계인구 등 농정 현안에 대한 수용성에 대해서는 공감도는 높았으나 주민을 대상으로 한 충분한 정보 제공과 홍보 강화가 과제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재생에너지는 지역경제 활성화, 기본소득 등 소득 안정 측면에서 기대가 높은 반면, 재정 부담에 대한 우려도 나타나 체계적인 재원 설계와 단계적 추진에 대한 필요성이 확인됐다.
농경연은 이 같은 농어촌 주민의 전반적인 생활 여건과 정주만족도 추이를 도시민과 비교·분석하기 위한 전국 단위 조사를 매년 수행하고 있으며, 이는 농어촌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필요한 과제를 논의하기 위한 목적에서 실시된다.
조사 결과, 농어촌 소멸 대응과 지역 활력 제고를 위해 생활·관계 인구 활성화가 강조되고 있는 점은 농어촌의 강점으로 활용될 수 있지만 도시민의 외지인과의 교류에 대한 우호성은 조사 시작 이래 가장 크게 하락했다. 이 같은 부정적 인식이 지속·강화될 경우 농어촌 방문, 주민과의 교류 등 도농 간 교류 위축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농어촌 지역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반값 여행 등 교류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 도농 간 접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연령별 체감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젊은 40대 이하 연령층은 모든 부문에서 가장 낮은 만족도를 보였고, 70대 이상 연령층도 비교적 낮은 수준을 보였으며, 50·60대는 전반적으로 높은 만족도를 나타내는 등 연령대별 격차가 뚜렷했다.
만족도가 낮은 40대 이하 연령층은 자녀 양육 가능성이 높아 분만·보육·육아 관련 항목에서 인프라 공백을 더 크게 체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분만의료 서비스, 신속한 응급의료 서비스, 아동 양육·돌봄 지원, 복지서비스 이용 편의성 항목에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낮은 만족도를 보였다.
저출생 문제가 국가 핵심 과제로 다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농어촌의 출산·육아 환경이 여전히 취약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70대 이상 연령층은 의료서비스 접근 및 이용 여건 대한 만족도가 특히 낮게 나타났다. 주로 병의원·약국 접근성, 진료과목 다양성, 의료서비스 수준 등 의료서비스 수요가 증가하는 고연령층에서 오히려 만족도가 더 낮아, 의료서비스 여건의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해석됐다.
50·60대는 자연환경과 여유로운 생활 여건에 대한 만족도가 비교적 높아 농어촌의 환경적 강점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농어촌 관련 사회·정책적 이슈에 대한 인식 항목 조사에서는 재생에너지와 기본소득 사업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 주민의 경우 필요성과 수용 의향이 80% 수준으로 높게 나타나 정책 추진을 위한 기반은 마련된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환경 훼손 및 재정 부담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돼 단계적 추진과 안정적인 재원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조사한 2025 농어촌 삶의 질 실태와 주민 정주 만족도 조사를 재구성한 농촌 재생에너지 관련 인식./자료=농경연
또한 도시민의 절반 이상이 농촌 관계 활동에 관심을 보이며 ‘관계인구’ 확대 가능성도 확인됐다. 하지만 도시민은 여가·휴식 중심의 참여를 기대하는 반면, 농어촌 주민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는 등 인식 차이가 있어 정책 설계 시 고려가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관광과 지역 일자리를 결합한 농촌 워킹홀리데이, 재능나눔 등 참여형 프로그램 확대와 함께 교통 연계, 체류 인프라 개선 등 접근성을 높이는 정책이 도농 교류 확대와 지역 활성화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재생에너지 확대 보급과 관련해서는 신중한 설계를 바탕으로 한 시범사업을 통해 농어촌 주민의 우려를 완화하고 정책 수용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