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2000년대 가요계의 향수를 자극하는 ‘Y2K’ 감성이 스크린으로 옮겨온다. 강동원과 엄태구, 그리고 박지현에 오정세까지 합세한 추억 가득한 화면의 완성체가 마침내 대중들 앞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7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와일드 씽’ 제작보고회 현장은 20여 년 전 추억의 혼성 그룹을 마주한 듯한 묘한 설렘과 웃음으로 가득 찼다. 이날 현장에는 연출을 맡은 손재곤 감독을 비롯해 배우 강동원, 엄태구, 박지현, 오정세가 참석해 파격적인 연기 변신에 얽힌 뒷이야기를 전했다.
영화 ‘와일드 씽’은 과거 가요계를 풍미했던 3인조 혼성 그룹 ‘트라이앵글’이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해체된 뒤, 각자의 삶을 살다 20여 년 만에 다시 모여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을 그린 코미디물이다. 최근 선공개된 뮤직비디오 ‘러브 이즈(Love is)’가 조회수 230만 회를 돌파하며 화제를 모은 만큼, 현장에서는 배우들의 아이돌 변신에 질문이 집중됐다.
7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와일드 씽'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강동원 엄태구 박지현 오정세와 손재곤 감독. /사진=연합뉴스
그룹의 리더 ‘현우’ 역을 맡은 강동원은 이번 작품에서 자칭 ‘댄스 머신’으로 분해 브레이크 댄스에 도전했다.
강동원은 "힙합에 대한 이해도가 전혀 없던 상태에서 5개월간 연습에 매달렸다"며 "직접 헤드스핀을 소화하면 관객들에게 짠하면서도 묘한 웃음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욕심을 냈다"고 털어놨다. 촬영 전 철저한 준비로 유명한 그조차 ‘지금까지 배웠던 것 중 가장 힘들었다’고 고백할 만큼 강도 높은 훈련이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반면 평소 내성적인 성격으로 알려진 엄태구의 래퍼 변신은 반전 그 자체였다.
엄태구는 트라이앵글의 막내 ‘상구’ 역을 위해 매일 JYP엔터테인먼트를 찾아 랩과 안무를 익혔다. 엄태구는 "강동원 선배님이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출연의 가장 큰 이유였다"고 밝히며 "무대 위에서 귀엽지 않으면 죽겠다는 각오로 임했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룹의 홍일점이자 메인 보컬 ‘도미’ 역의 박지현은 핑클과 S.E.S 등 당시 요정 그룹들의 영상을 분석하며 캐릭터를 구축했다.
박지현은 "무대 위에서 폭발적인 가창력과 춤을 뽐내고 싶다는 꿈이 있었는데 이번 영화로 대리 만족을 느껴 행복하다"며 청량한 이미지 뒤에 숨겨진 털털한 ‘테토녀(직설적이고 진취적인 여성)’의 매력을 예고했다.
영화 '와인드 씽'의 주역인 강동원, 박지현, 엄태구, 오정세(이상 왼쪽부터). /사진=연합뉴스
여기에 트라이앵글에 밀려 만년 2위에 머물렀던 발라드 가수 ‘성곤’ 역의 오정세는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로 힘을 보탰다.
이날 오정세는 자신의 곡 ‘니가 좋아’를 부를 때 선보이는 독특한 제스처에 대해 "창피해하지 말자, 난 프로다라는 최면을 걸며 촬영했다"고 회상했다. 특히 영화 ‘극한직업’에서 앙숙 케미를 선보였던 신하균이 악덕 제작자 ‘박대표’ 역으로 특별 출연한다는 소식은 영화의 코믹 지수를 한층 높이는 요소다.
‘달콤, 살벌한 연인’과 ‘이층의 악당’으로 독창적인 코미디 감각을 인정받은 손재곤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재기발랄한 서사를 선보인다.
손 감독은 "특정 사건을 가져오기보다 영화적 설정을 바탕으로 에피소드를 구성했다"며 "당시 분위기를 내면서도 지금 들어도 좋은 노래를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실제 아이유, 트와이스 등과 작업한 심은지 작곡가와 양욱 안무가가 합류해 극 중 퍼포먼스의 완성도를 높였다.
제작보고회를 마치며 강동원은 "누구에게나 본인이 가장 빛났던 한때가 있을 것"이라며 "그 시절을 추억하며 함께 즐겨달라"는 당부를 전했다.
화려했던 과거를 뒤로하고 다시 한번 무대에 서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의 눈물겨운 복귀작 ‘와일드 씽’은 오는 6월 3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추억의 멜로디와 배우들의 파격적인 퍼포먼스가 어우러진 이번 영화가 초여름 극장가에 어떤 웃음 폭탄을 던질지 주목된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