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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새벽부터 프랑스 칸 뒤흔들 한국 영화들

입력 2026-05-12 09:27:13 | 수정 2026-05-12 14:04:38
이석원 부장 | che112582@gmail.com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우리 시각으로 13일 새벽 2시(현지 시각 12일 저녁 7시), 전 세계 영화인들의 시선이 프랑스 남부 휴양지 칸으로 향한다. 제79회 칸 국제영화제가 화려한 막을 올리는 가운데, 올해는 한국 영화계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기대감 속에 축제의 중심에 선다. 

지난해 경쟁 부문과 비경쟁 부문에 단 한 편의 장편 영화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며 겪었던 ‘칸의 침묵’을 완벽하게 씻어내고, 다시 한번 세계 무대의 주인공으로 등판했기 때문이다.

이번 영화제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HOPE)다. 한국 영화로서는 4년 만에 칸의 가장 높은 무대인 경쟁 부문에 초청된 이 작품은, 2019년 ‘기생충’이 써 내려갔던 황금종려상의 신화를 재현할 강력한 후보로 꼽힌다. 

우리 시각 13일 새벽 개막하는 제79회 칸 국제영화제에 경쟁 부문 공식 초청작인 '호프'와,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서 소개될 '군체'. /사진=플러스엠 엔터터엔먼트, (주)쇼박스 제공



고립된 항구마을 호포구에 닥친 정체불명의 위기와 이에 맞서는 이들의 사투를 그린 SF 스릴러 ‘호프’는 나홍진 감독 특유의 압도적인 긴장감과 미학적 완성도로 벌써부터 현지 평단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특히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 등 국내 톱스타들과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등 할리우드 명배우들의 앙상블은 이 작품이 지닌 글로벌한 파급력을 예고한다.

장르 영화의 거장 연상호 감독 또한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을 통해 칸의 밤을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신작 ‘군체’는 봉쇄된 건물 안에서 진화하는 감염자들과 맞서는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전지현의 11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국내외 매체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으며,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과 ‘반도’에 이어 이번 ‘군체’까지 자신의 좀비 시리즈 3부작 모두를 칸의 공식 섹션에 올리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정주리 감독의 영화 '도라'는 감독 주간에 초청됐다. /사진=(주)에피소드 컴퍼니 제공



예술적 깊이를 담보하는 부문에서도 한국 영화의 약진은 이어진다. ‘감독 주간’에 초청된 정주리 감독의 신작 ‘도라’는 한 인물의 내밀한 삶을 추적하는 깊이 있는 연출로 평단의 찬사를 기대하게 하며, 학생 단편 부문인 ‘라 시네프’에 이름을 올린 최원정 감독의 ‘새의 랩소디’는 한국 영화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감각을 증명할 준비를 마쳤다.

특히 올해 칸 영화제가 한국 영화 팬들에게 더욱 각별한 이유는 한국 영화사의 거장 박찬욱 감독이 한국인 최초로 심사위원장을 맡았기 때문이다. 

한국인 최초로 칸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심사위원단의 수장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은 단순히 자국 영화에 대한 우호적인 시선을 넘어, 한국 영화가 지닌 미학적 성취가 세계 영화계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음을 상징한다. 한국 영화의 정서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는 박 감독이 이끄는 심사위원단이 나홍진 감독의 ‘호프’를 어떻게 평가할지는 이번 영화제 최고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의 공백을 딛고 다시 찾아온 이번 제79회 칸 국제영화제는 한국 영화의 저력과 가능성을 전 세계에 다시금 선포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4년 만의 경쟁 부문 재진입, 그리고 그 너머에 있을 두 번째 황금종려상을 향한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칸의 붉은 카펫 위에서 펼쳐질 한국 영화인들의 당당한 행보가 전 세계 관객들에게 어떤 감동과 전율을 선사할지, 이제 전 세계는 13일 새벽의 개막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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