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자 노사 간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사후조정이 노동조합 측의 결렬 선언으로 최종 무산됐다. 사측은 노조가 합리적인 대안을 거부하고 경직된 요구만을 고수하고 있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등 정부 관계자들이 참여해 12시간 가까이 진행된 마라톤 조정 회의 끝에 나온 중재안이 노조의 거부로 끝내 빛을 보지 못했다. 정부는 노사 양측의 이견을 좁히기 위해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며 협의를 지원했으나, 노조는 이날 새벽 최종적으로 결렬을 선언하고 회의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가 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제공
◆ 12시간 사투 벌인 정부 중재안, 노조 거부로 무산
이번 조정안에는 △EVA(경제적 부가가치) 기준 OPI(성과인센티브) 제도 유지 및 상한 50% 존치 △DS(반도체) 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신설(영업이익의 12% 재원 활용) 등 파격적인 제안이 포함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DS 부문 특별성과급의 경우, 매출 및 영업이익 국내 1위 달성 시 지급한다는 구체적인 로드맵까지 제시되었다.
삼성전자 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정부가 어렵게 만든 사후조정이 노조의 결렬 선언으로 무산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측은 특히 노조의 태도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는 경영 실적과 연동된 유연한 성과급 제도화를 제안했으나, 노조는 시종일관 경직된 제도화만을 고수하며 타협의 여지를 주지 않았다”며 “이러한 결정은 협상 타결을 간절히 기다려온 대다수 임직원은 물론, 주주와 국민들에게 큰 걱정과 불안을 끼치는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 가처분 신청 등 법적 공방 예고… 안갯속 노사 관계
노조 측은 사측의 안건이 오히려 기존보다 퇴보했다고 주장하며, 성과급 상한 폐지와 완전한 투명화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외부 요인(국내 1위 달성 여부 등)에 보상 기준을 맡길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후조정이 결렬됨에 따라 노사 관계는 더욱 급격히 얼어붙을 전망이다. 사측은 노조의 향후 집단행동에 대비해 ‘위법쟁의행위 금지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 카드를 검토하며 원칙 대응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법적 대응과는 별개로 대화의 끈은 놓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마지막까지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조정을 위해 애써주신 정부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터져 나온 이번 결렬 소식에 경제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