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소윤 기자]현대건설이 올해 도시정비 수주 목표 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상반기에만 8조 원을 웃도는 실적을 기록하며 업계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총 사업비 30조 원 규모의 서울 목동 재건축 시장이 '12조 원 고지' 9부 능선을 넘을 분기점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올해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은 8조1474억 원으로 집계됐다. 연초 제시한 연간 목표 12조원의 약 68%를 약 5개월 만에 채운 셈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2월 군포 금정2구역(4258억 원), 3월 신길1구역(6607억 원)에 이어 압구정3구역(5조5610억 원)을 잇달아 수주하면서 6조 원 벽을 넘었다. 이후 압구정5구역 수주전에서도 DL이앤씨를 제치고 시공사로 선정, 누적 수주액 8조 원을 돌파했다.
연간 목표 달성의 9부 능선을 넘을 승부처로는 목동 일대 재건축이 꼽힌다. 목동은 서울 재건축 시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업지 가운데 하나다. 목동신시가지 14개 단지가 재건축을 추진 중으로 전체 사업비만 3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2만6629가구 규모의 단지는 재건축을 거쳐 약 4만7438가구 규모의 신도시급 주거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단지별 사업 규모도 압도적이다. 일부 사업장은 공사비만 2조 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한두 개 단지만 확보해도 연간 도시정비사업 실적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만큼 전략적 가치가 높은 사업지로 평가된다.
목동 재건축 구역들은 하나 둘 시공사 선정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6단지는 DL이앤씨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며 시공사 선정 절차를 마무리 중이고, 10단지도 입찰 공고를 내고 총회 개최 수순을 밟고 있다.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신탁은 이날 현장설명회를 진행하고 다음 달 11일 입찰을 마감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일찌감치 목동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 3월 목동10단지 인근에 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홍보관을 개설했고, 최근에는 목동7단지 인근에도 추가 홍보 거점을 마련했다. 향후 본격화될 시공사 선정 경쟁에 대비해 조합원 접점을 넓히고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특정 사업장 수주에 그치지 않고 목동 권역 전반에서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압구정3·5구역을 잇달아 거머쥐면서 한강변 핵심 정비사업지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만큼, 목동에서도 주도권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먼저 물망에 오르는 곳은 목동 최대 사업장인 14단지다. 14단지는 기존 3100가구를 최고 49층, 5123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공사비만 무려 3조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현재 14단지에는 현대건설과 함께 DL이앤씨와 대우건설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DL이앤씨와 대우건설은 이달 목동 재건축 홍보관 행사에서 수주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목동의 사업 규모를 감안하면 현대건설의 목표 달성 가능성도 충분하다. 현재 수주액이 8조 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목동 내 대형 사업장 수주가 현실화될 경우 연말 이전에 12조 원 가시권에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까지 7년 연속으로 업계 1위를 차지하며 왕좌 수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정비 역사상 최초로 10조 클럽에 입성, 2022년 자신이 세운 기존 최대 기록(9조3000억 원)을 다시 경신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목동 7·10단지 인근에 라운지를 개관하고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며 "목동 일대 재건축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사업지별 맞춤형 설계·상품 전략을 통한 차별화된 주거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