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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한 달 만에 걱정거리 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입력 2026-06-24 14:21:29 | 수정 2026-06-24 14:32:28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지난 23일 코스피 지수가 하루 만에 10% 가까이 폭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다시 한 번 펼쳐지는 가운데 지난달 27일부터 거래를 시작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시장 변동성을 더욱 극단적으로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 우려를 더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노골적으로 "어떻게든 (상장을) 드러누워서 막았어야 했나 개인적으로 반성하는 상황이고, 후회를 많이 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금융당국 또한 해당 이슈에 보수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의 대응이 쉽지 않아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지난 23일 코스피 지수가 하루 만에 10% 가까이 폭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다시 한 번 펼쳐지는 가운데 지난달 27일부터 거래를 시작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시장 변동성을 더욱 극단적으로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 우려를 더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24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자본시장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등장한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여러 문제점들이 노정되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란 기초자산이 되는 특정 종목의 일일 등락률을 2배, 혹은 그 이상 추종하도록 설계된 고위험·고수익 상장지수펀드(ETF) 및 상장지수증권(ETN) 전반을 일컫는다.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테슬라, 엔비디아 등 기술주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자 국내 자산운용업계도 투자자 유치와 시장 활성화를 이유로 지난달 도입됐다.

문제는 이번에 출시된 상품이 국내 증시의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타깃으로 한 상품들이었다는 점이다. 이 두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은 코스피 시장 전체에서 5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크다. 이 두 종목의 향방에 따라서 코스피 지수 전체의 방향성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은 정도로 파급력이 커진 상태다. 여기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까지 상장되고 나니 관련 상품들의 수급이 시장 전체의 변동성을 더욱 극심하게 키워놓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자산운용사가 매일 장 마감 시점이나 변동성이 극대화되는 순간에 포트폴리오의 레버리지 배수를 맞추기 위해 기초자산을 강제로 매수하거나 매도해야 하는 '리밸런싱(자산 재조정)' 과정을 거친다. 만약 주가가 급락할 경우 레버리지 배수를 유지하기 위해 자산운용사는 장 후반이나 마감 직전에 기초자산인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주식을 대량으로 추가 매도해야만 하는 식이다. 

그러다 보니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시장의 변동성을 더욱 키워놓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폭락장에서도 이러한 기계적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가뜩이나 취약해진 시장의 하방 압력을 더욱 가중시켰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투자 활성화를 기대하고 도입한 상품이 오히려 증시의 기초체력을 갉아먹는 역효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금융당국에서는 때 이른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해당 상품에 대해 "어떻게든 드러누워서 막았어야 했다"고 말하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당국이 현재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초래하고 있는 시장 왜곡 현상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유추할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상품 도입 단계에서 가장 크게 작용한 것은 홍콩 등 해외시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보다 먼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해외에서 출시되자 투자자금이 해외시장으로 빠져나가는 모습이 포착된 것. 이에 당국이 국내 시장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출시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했고, 그 결과 변동성이 더욱 극심해졌다는 의미다.

자산운용업계는 금융감독원장의 이번 발언을 꽤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금융당국이 향후 해당 상품에 대한 고강도 규제나 제도 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업계로서는 당국의 공식적인 허가 속에서 많은 준비 끝에 내놓은 상품인데도 도리어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는 점이 당혹스럽게 인식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파괴력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모두 12%대 폭락했던 지난 23일, 당연하게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약 25% 폭락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우량주 관련 상품에 투자하고도 하한가에 육박하는 손실을 한 하루 만에 보게 된 셈이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례로 파생형 상품에 대한 당국과 시장의 인식이 오히려 전보다 나빠질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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