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판매의 중심이었던 구글·애플의 앱마켓 구조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게임업계는 콘솔로의 트렌드 이동과 동시에 실적 악화 등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높은 수수료 부담 및 규제를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에 외부 결제, 자체 플랫폼, 크로스플랫폼 확대 등을 통해 ‘탈 앱마켓’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본지는 이번 기획을 통해 게임업계 내 확산되는 '탈 앱마켓' 움직임의 배경과 현황 그리고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 및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구글과 애플 중심의 모바일 앱마켓 생태계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게임업계가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이용자 접점을 직접 확보하기 위해 자체 플랫폼과 외부 결제 시스템을 확대하면서 이른바 ‘탈 앱마켓’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규제 완화 흐름까지 맞물리며 앱마켓 의존도를 낮추려는 시도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중심의 유통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가운데 앱마켓 수수료 부담이 수익성을 압박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면서다.
구글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로고./사진=각 사 제공
◆ 자체 플랫폼·웹 결제로 수수료 절감
현재 구글과 애플은 앱 내 결제를 이용할 경우 통상 최대 30% 수준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마케팅 비용과 플랫폼 수수료 등을 제외하면 실제 개발사에 남는 수익이 크게 줄어드는 구조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여기에 글로벌 규제 환경 변화도 게임사들의 움직임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에서는 에픽게임즈가 제기한 반독점 소송을 계기로 앱마켓 사업자의 결제 정책에 대한 견제가 강화됐고 유럽연합(EU)은 디지털시장법을 통해 외부 결제와 제3자 앱마켓 허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 역시 세계 최초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을 도입하며 앱마켓 사업자의 결제 독점 구조에 제동을 걸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게임사들에 새로운 수익 모델 확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에는 앱마켓을 거치지 않고 이용자에게 직접 결제를 유도하기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규제 완화와 플랫폼 다변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선택지가 늘어났다는 평가다.
대형 게임사들은 자체 플랫폼과 크로스플랫폼 전략을 앞세워 앱마켓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엔씨는 자체 PC 게임 플랫폼 퍼플을 통해 모바일과 PC를 연동하는 크로스플레이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모바일 앱뿐 아니라 PC 플랫폼에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어 앱마켓을 통하지 않는 결제 경로를 선택할 수 있다.
넥슨 역시 ‘넥슨플레이’와 자사 런처를 중심으로 이용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넷마블도 PC 버전 서비스를 병행하는 게임을 늘리며 플랫폼 다변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최근에는 웹 기반 결제 시스템인 ‘웹샵’ 활용도 늘고 있다. 웹샵은 게임사가 직접 운영하는 온라인 결제 창구로 앱마켓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주요 게임사들은 웹샵 이용자에게 추가 재화 지급이나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외부 결제를 유도하고 있다. 동일한 금액을 결제하더라도 게임 내 아이템이나 재화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해 이용자들이 앱마켓 대신 웹 결제를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웹샵이 단순한 수수료 절감 수단을 넘어 이용자 데이터를 직접 확보할 수 있는 채널이라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앱마켓 중심 구조에서는 이용자 데이터 활용에 제약이 있었지만 직접 결제 구조에서는 마케팅과 운영 전략 수립에 필요한 정보를 보다 폭넓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글로벌 플랫폼 다변화…남은 과제는 iOS
글로벌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 게임사들도 플랫폼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일부 게임을 스팀 등 글로벌 플랫폼과 병행 서비스하며 이용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크래프톤 역시 PC 플랫폼과 콘솔 플랫폼 비중을 확대하며 모바일 앱마켓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는 PC·콘솔 이용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크로스플랫폼 전략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모바일 중심 수익 구조를 벗어나 다양한 플랫폼에서 매출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탈 앱마켓 전략이 빠르게 확산되기에는 여전히 한계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장애물은 애플의 iOS 생태계가 꼽힌다. 애플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정책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용자들 역시 앱스토어를 통한 간편결제와 보안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외부 결제의 경제적 이점이 있더라도 이용자 편의성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성공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지나치게 복잡한 결제 과정은 접근성이라는 이유에서 이용자 이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 입장에서는 앱마켓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자체 플랫폼과 웹 결제 확대가 매력적인 선택지”라며 “다만 이용자 편의성과 보안에 대한 신뢰를 확보해야 실제 결제 전환이 이뤄질 수 있어 당분간은 앱마켓과 외부 플랫폼이 공존하는 형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