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기업 뛰는데 정책은 제자리”…탈탄소 엇박자에 속타는 철강업계

입력 2026-07-03 15:52:56 | 수정 2026-07-03 15:53:08
박준모 기자 | jmpark@mediapen.com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외에서 탄소중립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철강업계도 친환경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산 공정에서 탄소 배출을 감축하는 것은 물론 저탄소 원료와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며 탈탄소 전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만 업계 내에서는 기업들의 탈탄소 움직임에 비해 정부 지원은 산업 전반의 친환경 전환을 뒷받침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외에서 탄소중립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철강업계도 친환경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사진=현대제철 제공



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의 지난해 탄소 배출량은 6980만 톤(CO₂eq·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한 값)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7110만 톤 대비 130만 톤(-1.8%) 줄어든 규모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탄소 배출량은 2801만2000톤으로 전년 2881만8000톤 대비 80만6000톤(-2.8%) 감소했다. 

◆포스코·현대제철, 전기로·재생에너지 확대로 감축 속도

이 같은 성과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탄소중립 전환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결과라는 평가다. 포스코는 탄소저감 원료 사용을 확대하고, 공정 효율 개선 등을 통해 친환경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탄소저감 원료로는 HBI(직접환원철)이 꼽힌다. HBI는 철광석에서 산소를 제거하는 환원 공정을 거친 원료로, 이를 활용할 경우 고로 내 석탄 사용량을 줄이면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포스코는 해외 HBI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안정적인 원료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아울러 고로 가동 시 석탄 대신 천연가스를 취입해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줄이는 한편, 효율 중심의 전사적 에너지 관리 체계를 구축해 전력 및 연료 사용을 최적화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기존 고로 중심의 공정을 전기로와 고로의 ‘복합 프로세스’로 전환하며 독자적인 저탄소 생산 체제를 안착시키고 있다. 지난 2023년부터 기존 전기로를 활용해 저탄소 제품 생산 테스트를 진행하며 기술 고도화를 추진해 왔다. 그 결실로 올해 2월부터는 기존 고로 제품 대비 탄소 배출량을 20% 감축한 탄소저감 제품의 본격적인 양산 체제에 돌입했다. 

이와 함께 당진제철소 내에 3.2MW(메가와트) 규모의 주차장 태양광 자가발전설비를 도입하는 등 제조 공정 외 인프라 영역에서도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철강업계의 탄소 배출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지난달부터 광양에 전기로를 가동하면서 고로 중심의 생산 구조에서 벗어나 저탄소 생산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전기로는 석탄을 통해 쇳물을 생산하는 고로와 달리 철스크랩(고철)을 재활용해 친환경적이다. 탄소 배출량도 고로 대비 75% 감축할 수 있다. 포스코는 광양 전기로를 통해 탄소저감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도 올해 4분기 순천공장을 대상으로 11.6MW 규모의 태양광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해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2028년까지 당진제철소 내에 LNG 발전소도 건설해 자체적으로 전력을 조달하는 동시에 탄소 배출도 저감한다는 계획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산업 특성상 많은 탄소를 배출하지만 이를 줄이기 위해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고 있다”며 “탄소배출 감축은 이제 시작 단계이며, 전기로 가동에 이어 수소환원제철 등 기술 개발이 완료되면 감축 곡선을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지원에도 한계 명확…실효성 의문

업계 내에서는 이 같은 철강업계의 친환경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에서는 K-스틸법을 시행하면서 철강산업 발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대한 지원에도 나서면서 친환경 생산 체제 전환을 독려하고 있지만 현장의 체감도는 크게 떨어진다. 

수소환원제철의 경우 수십조 원이 들어가는 대형 프로젝트지만 정부의 지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정부가 투자 세액공제와 3,088억 원의 실증 예산을 편성했으나 이는 초기 마중물 역할에 불과해 실질적인 친환경 공정 전환을 이끌어내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비판이다. 

또 수소환원제철 기술이 개발돼 상용화되기까지는 10년이 넘는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의 탈탄소 과도기 지원도 부족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철강업체들은 수소환원제철 기술에 도달하기 전 브릿지 기술인 전기로 가동에 대한 한시적 전기요금 인하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뒤늦게 K-스틸법을 보완하기 위한 후속 입법이 나왔으나 이마저도 알맹이가 빠졌다는 지적이다. 해당 법안은 전기사업법 개정안으로, 산업용 전기에 부과되는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을 면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대상이 수소를 활용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기술로 정해져 있어 전기로 등 다른 탈탄소 공정에는 적용이 어려워 실효성이 제한적이라는 불만이 제기된다.  

이에 철강업계는 친환경 전환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보다 현실적이고 종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탄소중립은 개별 기업의 노력과 정부의 지원이 더해져야 해결할 수 있다”며 “수소환원제철뿐 아니라 친환경 설비 투자와 재생에너지 확대, 전력 인프라 구축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정책 지원이 뒷받침돼야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