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에서 야당 몫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한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하자 국민의힘이 상임위원회 전면 보이콧이라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당 일각에서는 남은 7개 상임위원장이라도 맡아 견제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는 현실론도 제기됐지만, 지도부는 민주당의 원 구성을 '의회 독재'로 규정하며 강경 투쟁 기조를 선택했다.
다만 투쟁 방향을 놓고는 여전히 고민이 깊다. 의원직 총사퇴부터 장외투쟁, 이재명 대통령의 공소취소 특검법을 처리하지 않는 조건으로 하는 협상 카드까지,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지만 어느 것도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 총회에서 국회 본회의를 통해 법사위 등 11개 상임위원장에 대한 투표 강행해 선출한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7.2./사진=연합뉴스
당초 당내에서는 남은 7개 상임위라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모든 상임위를 보이콧할 경우 민생 법안과 예산 심사 등 실질적인 의정활동이 전면 중단되는 만큼 여론이 야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전날(2일) 2시간 여에 걸린 의원총에서 의견을 나눈 끝에 상임위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다. 대다수 의원들이 더 이상 제1야당이 여당의 들러리가 돼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낸 것이다.
문제는 상임위 보이콧 자체는 투쟁의 시작일 뿐, 이를 이어갈 후속 전략을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관건이다.
우선 가장 강력한 투쟁 카드로는 의원직 총사퇴론이 거론된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원구성에) 우리가 왜 들러리를 서야 하느냐"며 "초강경 투쟁을 해야 하고, 배지를 다 반납할 생각도 해야 한다"고 했다.
김소희 의원도 같은날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런 상태로는 도저히 일할 수 없다는 의지를 국민들에게 전달하고 싶다"며 "의원직 사퇴 등 초강수를 둘 수밖에 없지 않느냐 하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나 의원직 총사퇴의 경우 민주당의 의회 독주를 국민에게 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의원들의 총의가 모여야 하는 만큼 실제 사퇴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한 헌법상 의원직 사퇴는 국회 의결이 필요한 만큼 민주당이 동의하지 않을 경우 사실상 불가능하다.
장외 투쟁 역시 또다른 선택지로 거론된다. 전국 순회 규탄대회나 대국민 서명운동 등을 통해 여론전을 펼치는 방식인데, 자칫 민생보다 정치투쟁에 집중한다는 부정적 이미지로 비춰질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다른 카드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소취소 특검을 협상 조건으로 내세우는 방안이다. 민주당이 원 구성 재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전면에 내세우며, 정치적 압박 수위를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2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 총회에서 참석 의원들이 정점식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 총회에서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22대 하반기 국회 법사위를 포함한 11개 상임위의 위원장을 투표를 통해 선출한 것을 놓고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2026.7.2./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김승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법사위를 기어코 가져가는 이유는 이 대통령의 공소취소 특검법 때문인데, 만약 민주당이 공소취소 특검법을 법사위에서 처리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양보할 수 있지 않느냐는 얘기는 나왔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이 당분간 상임위 전면 보이콧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민주당의 추가 입법 강행 여부와 여론의 흐름을 지켜본 뒤 '명분'과 '실효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투쟁 방식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한 의원은 "민주당의 일방적인 원 구성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데는 당내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다만 어떤 방식이 가장 효과적으로 국민에게 상황을 알리고 민주당을 압박할 수 있을지는 지도부가 여러 시나리오를 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