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국내 최대 규모의 아이맥스(IMAX) 스크린을 보유한 CGV 용산아이파크몰이 영화 '오디세이'의 암표 거래 차단을 위해 티켓 예매 수량 제한이라는 강수를 뒀다. 하지만 티켓 구매 가능 수량이 대폭 줄어들면서 정상적인 단체 관람객이나 가족 단위 영화 팬들까지 불편을 겪게 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CGV는 27일 공식 공지를 통해 "최근 아이맥스 예매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보다 많은 고객에게 예매 기회를 제공하고 안정적인 예매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의 예매 가능 매수를 한시적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에 따라 CGV 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에서 상영되는 포맷의 영화는 회차당 예매 가능 매수가 기존보다 축소되어 1회당 최대 4매, 1인당 하루 최대 4매까지만 예매할 수 있게 된다. 공지 발표 이후 진행된 예매부터 즉시 적용됐다.
영화 '오디세이'의 아이맥스관에 대한 암표가 극성을 부리면서 결국 CGV 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이 관람객의 예매량을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했다./사진=미디어펜
이번 정책의 주요 배경은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를 둘러싼 무분별한 암표 거래다. '오디세이'는 영화 역사상 최초로 전 분량이 70mm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로 촬영된 작품이다. 트로이 전쟁의 영웅 오디세우스(맷 데이먼 분)의 귀향길을 완벽한 시각 및 음향 효과로 담아내 관객들의 기대감을 모았다.
특히 '용아맥'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CGV 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은 1.43대 1의 고유 화면비율을 구현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상영관이다. 촬영본의 위아래가 잘리지 않은 원본 그대로를 감상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라는 점에서 예매 전쟁이 불붙었다.
수요가 폭증하자 중고 거래 플랫폼과 SNS 등에서는 정가 2만원 상당의 아이맥스 티켓이 5배가 넘는 10만원 선에서 거래되는 등 암표가 기승을 부렸다. 일부 전문 암표상들은 매크로(자동 입력) 프로그램을 동원해 수십 장의 좋은 좌석을 싹쓸이한 뒤 프리미엄을 붙여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이득을 취해왔다.
이 같은 불법 거래가 과열되자 영화진흥위원회는 관객 피해 예방을 위해 암표 전담 제보 접수 창구를 마련해 대응에 나섰으며, 멀티플렉스 측도 자체적인 예매 제한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영화 '오디세이'는 지난 5일 개봉 이후 27일 현재 누적 관객 수 780만 명을 기록하며 올해 개봉작 중 '왕과 사는 남자'(1691만 7000여 명),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829만 여 명)에 이어 흥행 3위를 달리고 있다. 이 가운데 아이맥스 관람객 수는 80만 1000여 명으로 전체 관객의 10.5%에 달한다.
문제는 수량 제한 조치로 인해 선의의 관객들이 뜻밖의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1인당 일일 예매 수량이 4매로 묶이면서, 5인 이상의 가족이나 동호회, 회사 회식 등 단체 관람을 희망하는 이용자들은 한 사람이 한 번에 예매를 진행할 수 없게 됐다.
예를 들어 10명의 동동호회 회원이나 친목 모임이 함께 영화를 관람하려면 최소 3명의 대표자가 동시에 예매 시스템에 접속해 인접한 좌석을 각각 피나는 손놀림으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동시 예매에 실패할 경우 일행이 서로 떨어진 좌석에서 영화를 보거나 아예 관람을 포기해야 하는 불편이 발생한다.
일부 영화 커뮤니티에서는 "매크로를 이용한 불법 업자들을 잡기 위한 취지는 이해하지만, 일반 대족 규모 관객의 선택권까지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암표상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암표 방지 전용 본인 인증 시스템 도입이나 실명제 입장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CGV 측은 "비정상적인 경로를 통한 예매와 영리 목적의 티켓 재판매 행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실제 관람 목적의 고객들이 보다 안정적이고 공정하게 예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