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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중금리대출 총량규제서 뺀다는 당국, 건전성 관리는 어떻게?

입력 2026-08-28 12:55:27 | 수정 2026-08-28 12:55:27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융당국이 지난 8·13 부동산 대책 중 하나로 올해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2배 확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은행권의 중금리대출 확대를 시사했다. 당초 은행 대출총량 기준에서 중금리대출의 50%를 총량에서 빼기로 했는데, 이를 70%로 확대한 것이다. 금리 인상기에 대출공급 확대에 따른 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2배 확대함에 따라 은행권에 추가 대출 한도를 개별 안내했다. 이에 금감원은 집단대출 공급을 총량에서 제외하는 한편, 중금리대출 취급 시 인센티브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중금리대출의 경우 당초 50%를 총량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논의됐는데, 이번에 70%로 확대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당국이 지난 8·13 부동산 대책 중 하나로 올해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2배 확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은행권의 중금리대출 확대를 시사했다. 당초 은행 대출총량 기준에서 중금리대출의 50%를 총량에서 빼기로 했는데, 이를 70%로 확대한 것이다. 금리 인상기에 대출공급 확대에 따른 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중금리대출은 신용등급 하위 50%(4~6등급) 대출자를 대상으로 하는 상품으로, 현재 총량의 30%를 제외하고 있다. 가령 중신용자가 1000만원의 자금을 빌리면 현재 300만원을 제외한 700만원이 은행 총량에 반영됐다. 하지만 앞으로는 700만원을 제외한 300만원만 반영된다.

은행들은 그동안 중금리대출 확대에 인색했다. 원천적으로 신용도와 상환여력이 부족한 부실대출자에게 저금리로 자금을 내어줘야 하는 까닭이다. 실제 은행권에서 공급되는 중금리대출 상품의 금리는 연 5~7%대에 불과한데, 이는 부실 위험이 적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맞먹는 수준이다. 2금융권의 중금리대출 금리는 최고 15%에 육박한다. 여기에 중금리대출이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서 30%만 변제된 점도 공급을 지지부진하게 만든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상반기 중금리대출 공급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약 30% 이상 감소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5대 은행의 민간 중금리대출 공급 규모는 총 1조 759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 2조 5638억원 대비 약 31.4% 급감했다. 

은행별로 KB국민은행이 6849억원(4만 8096건)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우리은행 3125억원(1만 8421건) △NH농협은행 2763억원(2만 850건) △하나은행 2724억원(1만 3981건) △신한은행 2132억원(1만 102건)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은행들도 최근 당국의 중금리대출 확대 기조에 발맞춰 관련 상품을 대거 출시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1일 연 5.5~6.9% 고정금리 상품인 '슈퍼쏠(SOL) 중금리대출'을 출시했다. 하나은행은 연 5.5%의 고정금리를 제공하는 '하나원큐안심중금리대출'을 출시했고, 농협은행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최대 100만원을 빌려주는 'NH올원더풀 행복동행 중금리대출'을 출시했다. KB국민은행은 올해 1분기 3068억원의 중금리대출을 공급했는데, 연말까지 추가 자금을 공급해 총 1조 5300억원의 민간중금리대출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카드·캐피탈·저축은행 등과 함께 1조 1000억원 규모의 중금리대출을 공급할 방침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당장 은행들은 자산건전성 관리에 힘써야 하는 상황이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확보한 '중저신용자 은행 신용대출 연체 현황'에 따르면 중·저신용자대출 연체율은 지난 5월 말 기준 2.32%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가계대출 연체율 0.45% 대비 약 5배에 달한다. 중저신용자대출 연체율(매년 1월 기준)은 △2022년 1.25% △2023년 1.6% △2024년 1.68% △2025년 1.91% △2026년 2.02% 등을 기록하며 매년 상승하고 있다. 

특히 중신용자와 고신용자 간 대출 연체율 격차도 상당하다. 김 의원실이 5대 은행의 올해 1분기 신용대출을 분석한 결과 신용점수 870점 이하 중신용자의 연체율은 1.04%를 기록해 신용점수 951점 이상 고신용자 연체율 0.03% 대비 약 32배 높았다. 

은행별 저신용자 연체율을 보면 국민은행이 1.85%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우리은행 1.54% △농협은행 1.37% △하나은행 1.05% △신한은행 0.45%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신용자 연체율은 국민·우리가 0%로 나타났고, △하나은행 0.05% △농협은행 0.07% △신한은행 0.09% 순이었다.

또 은행이 자체 재원으로 공급하는 서민금융 상품 '새희망홀씨'의 올해 1분기 연체율은 1.41%로 전체 신용대출 연체율 대비 약 4.5배 높았다. 보증서대출인 햇살론 연체율은 7.51%에 달했는데, 은행별로 △하나은행 15.76% △국민은행 11.75% △농협은행 9.38% △우리은행 6.33% △신한은행 4.49% 순으로 나타났다.

연체채권도 늘어나고 있는데, 올해 1월 기준 중·저신용자 연체채권은 총 1조 402억원으로, 4년 전인 2022년 초 대비 약 102.8% 폭증했다. 지난 5월에는 1조 2047억원을 기록해 2022년 초 대비 약 134.9% 증가했다.

이와 함께 금리인상도 신경써야 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전날 기준금리를 0.25%p 추가 인상해 기준금리 3% 시대를 열었다. 지난달 16일 0.25%p 인상에 이어 '백투백 인상'이다. 특히 시장금리 상승세에 따라 중금리대출의 준거금리인 금융채 금리도 덩달아 오르고 있어 은행들도 대출금리 조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압박에 따라 은행들이 최근 중금리대출을 연이어 출시했는데, 실상 중저신용자 연체율이 고신용자보다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은행으로선 돈을 떼일 위험도 클 수밖에 없는데, 추가 충당금 확보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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