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태민 기자]서울 모아주택이 제도 도입 4년 만에 첫 입주 단지를 내놨지만 2031년 4만가구 착공 목표까지는 갈 길이 멀다. 현재 추진 물량 4만3000가구 가운데 착공을 앞둔 물량은 5000가구로,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공사비 협상과 이주·사업비 조달에 막힌 사업장을 얼마나 빠르게 착공시키느냐가 관건으로 꼽힌다.
서울 모아주택이 제도 도입 4년 만에 첫 입주 단지를 내놓은 가운데, 2031년 4만가구 착공 목표를 달성하려면 공사비 협상과 이주·사업비 조달이 관건으로 꼽힌다./사진=한국토지신탁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광진구 한양연립 모아주택은 지난 25일 준공돼 다음 달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2022년 모아주택 제도가 도입된 이후 준공과 입주까지 이어진 첫 사업장이다.
한양연립은 기존 99가구 규모의 저층 주거지를 지하 2층~지상 최고 15층, 4개 동, 215가구 규모 아파트로 정비한 사업이다. 2023년 6월 통합심의를 통과하고 2024년 2월 착공한 뒤 2년 6개월 만에 공사를 마쳤다.
여러 모아주택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은 모아타운에서도 공사가 시작됐다. 강북구 번동 모아타운 1~5구역은 2024년 12월 착공해 1242가구 규모로 조성되고 있다. 준공 목표는 2028년이다.
한양연립의 첫 입주와 번동 모아타운 착공은 모아주택이 계획과 시공사 선정 단계를 넘어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는 의미가 있다. 문제는 전체 추진 물량과 착공을 앞둔 물량 사이의 차이다.
현재 조합설립 이후 사업을 추진하는 모아주택은 156곳, 약 4만3000가구다. 이 가운데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고 착공을 준비하는 사업장은 34곳, 약 5000가구다.
나머지 약 3만8000가구는 건축심의와 사업시행계획인가 등을 거쳐야 한다. 시공사를 선정한 사업장도 공사비를 확정하고 주민 이주와 사업비 조달을 마쳐야 착공할 수 있다.
서울시가 목표로 잡은 2031년 착공 물량은 4만가구다. 현재 착공을 앞둔 5000가구를 제외하면 앞으로 3만5000가구를 추가로 착공해야 한다. 추진 구역을 늘리는 것보다 사업장별 공사비와 자금 문제를 풀어 실제 공사에 들어가도록 하는 일이 중요해진 이유다.
서울시는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146개 구역을 진행 단계에 따라 집중관리와 일반관리 대상으로 나눴다. 시와 자치구가 매달 공정회의를 열어 사업장별 일정을 확인하고, 주민 이견이나 공사비·이주 문제로 지연되는 곳에는 건축·법률·회계 전문가를 투입한다.
초기 자금이 부족한 조합에는 사업비를 빌려준다. 서울시는 오는 9월 7일부터 28일까지 조합설립인가 이후 사업시행계획인가 전 단계에 있는 조합을 대상으로 융자 신청을 받는다.
융자 한도는 구역별 최대 20억 원이면서 총사업비의 5% 이내다. 금리는 연 2.2%로 조합 운영비와 설계·용역비, 총회 비용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초기 비용이 부족해 심의와 인가가 늦어지는 일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공공이 참여하는 사업에는 공사비 금융도 지원한다.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하나은행은 SH 참여 모아타운을 대상으로 총사업비의 최대 70%를 빌려주는 금융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적용 대상은 SH가 참여하는 사업장이다. 서울시가 지난 4월 밝힌 공공참여 모아타운은 SH 17곳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6곳 등 23곳이다. 나머지 사업장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대출이나 민간 금융 등을 통해 이주비와 공사비를 마련해야 한다.
공사비 협상이 길어지거나 금융기관에서 사업성을 인정받지 못하면 인허가를 마치고도 착공이 늦어질 수 있다. 초기 사업비 융자와 공공참여 사업 금융이 마련됐지만, 이를 전체 사업장의 착공 확대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4만가구 목표를 가를 전망이다.
착공 속도는 이미 모아타운 시공권을 확보한 중견 건설사에도 중요하다. 코오롱글로벌은 번동 1~10구역의 시공권을 확보했지만 현재 공사에 들어간 곳은 1~5구역이다. 동부건설도 지난해 소규모 정비사업 5곳에서 약 6700억 원을 수주한 데 이어 올해 공사비 3341억 원 규모의 신내동 모아타운 시공권을 따냈다.
모아타운은 인접 구역을 연속으로 수주하면 개별 사업의 작은 규모를 보완하고 대단지 수준의 일감을 확보할 수 있다. 반면 구역마다 공사비 협상과 자금조달을 따로 마쳐야 해 착공이 늦어지면 건설사의 공사와 매출 발생 시점도 함께 밀린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첫 입주는 모아주택이 실제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4만가구 목표를 달성하려면 공사비 협상과 이주를 마치고, 사업장 여건에 맞는 자금조달 방안을 마련해 후속 사업을 착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