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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는 돌아오는데 LNG는 막혔다…겨울 앞둔 국내 에너지 수급 '긴장'

입력 2026-10-25 09:30:12 | 수정 2026-10-25 09:30:12
김하늘 기자 | ais8959@mediapen.com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중동 지역의 원유 수출이 전쟁 이전 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회복됐지만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은 여전히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다. 원유와 달리 LNG는 대체 운송 경로가 부족한 데다 생산시설까지 피해를 입으면서 공급 차질이 장기화하는 모습이다.

다가오는 겨울철 난방 수요 증가를 앞두고 국제 LNG 가격도 상승하면서 일각에선 물량 확보와 별개로 에너지 도입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상관없음./사진=SK이노베이션 E&S 제공



24일 에너지정보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지난 9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중동산 석유 수송량은 하루 약 1600만배럴로 전쟁 이전의 80% 수준까지 회복됐다.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 등 대체 경로를 포함한 중동 지역 전체 석유 수출량도 9월 말 기준 하루 1830만배럴로 증가했다. 특히 9월 일부 기간에는 하루 1950만~2250만배럴을 기록하며 전쟁 이전 평균 수출량인 1950만배럴을 웃돌기도 했다.

반면 카타르의 LNG 수출 회복은 상대적으로 더딘 상황이다.

에너지시장 정보업체 ICIS의 선박 추적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전쟁 발발 이후 8월 하순까지 약 6개월간 카타르 LNG 수출 화물은 18척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509척과 비교하면 약 96.5% 감소한 수준이다.

9월 들어 수출량이 160만톤으로 일부 회복됐지만 전쟁 이전 월평균 수출량인 640만톤 이상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10월엔 수출량이 다시 줄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Kpler는 미국과 이란 간 협상 부진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카타르의 이달 LNG 수출량이 약 60만톤에 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9월보다 약 63% 감소한 규모다.

원유와 LNG의 수출 회복 속도에 차이가 나타나는 가장 큰 이유는 운송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원유는 상대적으로 많은 유조선과 저장시설을 활용할 수 있고 일부 산유국은 송유관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동서횡단 송유관을 통해 홍해 연안의 얀부항을 이용하고 있으며 아랍에미리트(UAE)도 호르무즈 해협 밖에 있는 푸자이라항으로 원유를 수출할 수 있다.

반면 카타르는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 대규모 LNG를 수출할 수 있는 대체 경로가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LNG 운반선이 유조선보다 적다는 점도 부담이다. 올해 기준 전 세계 원유 운반선은 2359척인 반면 LNG 운반선은 744척으로 집계됐다. LNG 운반선은 특수 화물창과 저온 설비를 갖춰야 해 가격이 높고 대체 선박을 확보하기도 상대적으로 어렵다.

이에 따라 군사적 충돌로 공격이나 장기 억류 위험이 높아질 경우 LNG 운반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 부담이 커지면서 대체 선박 확보에도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

생산시설 피해도 수출 정상화를 가로막고 있다.

카타르는 지난 3월 초 주요 LNG 생산기지인 라스라판의 상당 부분을 가동 중단했으며 이후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전체 LNG 수출능력의 약 17%에 해당하는 설비가 피해를 입었다.

피해 규모는 연간 LNG 생산능력 약 1280만톤에 해당한다. 해당 설비의 복구에는 수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어 호르무즈 해협의 운항이 정상화되더라도 LNG 수출이 즉각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S&P는 카타르의 LNG 수출량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시점을 2030년으로 전망했다.

카타르의 수출 부진은 글로벌 LNG 시장의 공급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 3~6월 카타르와 UAE의 LNG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350억㎥ 감소했다. 같은 기간 북미와 아프리카 등 다른 지역의 LNG 수출량은 270억㎥ 증가하는 데 그쳤다.

중동 지역의 공급 감소분을 다른 국가들의 수출 확대로 모두 메우지 못하면서 글로벌 LNG 공급량은 기존 수준보다 약 80억㎥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공급 공백은 유럽과 아시아의 대체 LNG 확보 경쟁을 심화시키며 국제 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높은 가격으로 중국의 LNG 수입량이 감소하고 일부 국가에서는 발전용 연료를 LNG에서 석탄 등으로 전환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카타르산 LNG 수출이 급감한 이후 처음 맞는 북반구 겨울을 앞두고 시장의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유럽은 카타르의 공급 차질로 천연가스 재고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년보다 높은 가스 가격을 나타내고 있다. 겨울철 기온 하락으로 난방 수요가 급증할 경우 낮은 재고 수준이 글로벌 가스시장의 불안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한국가스공사도 도입선 다변화와 물량 확보를 통해 안정적인 LNG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올해 중동 지역의 전쟁 등 공급 불안 요인이 발생한 상황에서도 도입선을 다변화하고 안정적인 가스 공급을 위해 필요한 물량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왔다"며 "다가오는 동절기에도 안정적인 가스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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