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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량률 너머 에페의 가치…한미약품, 글로벌 임상자산 제품화

입력 2026-10-25 09:30:36 | 수정 2026-10-25 09:30:36
박재훈 기자 | pak1005@mediapen.com
[미디어펜=박재훈 기자]한미약품의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첫 출하에 돌입하면서 체중감량률을 넘어 축적된 임상자산과 후속 개발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위고비·마운자로가 체중감량 효과를 앞세워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한미약품은 글로벌 임상에서 확보한 근거와 독자 개발·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에페의 차별화된 가치를 모색하고 있다.

한미약품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사진=한미약품



25일 업계에 따르면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사업적 가치는 국내 비만 임상에서 확인한 체중감량 효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에페는 국내 비만 임상에 앞서 대규모 글로벌 임상시험에서 심혈관·신장 관련 결과를 확보했다. 한미약품이 사노피의 권리 반환 이후 개발을 이어가 국내 허가와 생산·공급 단계까지 연결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 ‘감량률’ 너머 축적된 글로벌 임상자산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국내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에서 40주 투여 후 평균 9.75%의 체중감량률을 기록했다. 체중감량 효과는 위고비·마운자로 등 기존 치료제와 경쟁할 때 중요한 지표지만, 에페는 이와 별개로 대규모 글로벌 임상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다른 평가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글로벌 임상시험 AMPLITUDE-O다. 해당 시험에는 28개국에서 제2형 당뇨병을 앓으면서 심혈관질환 또는 신장질환 위험이 높은 환자 4076명이 참여했다.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위약 대비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을 27%, 신장 복합평가변수 위험을 32% 낮췄다.

해당 임상은 고위험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돼 일반 비만 환자에게 동일한 효과가 입증된 것은 아니다. 다만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체중감량 효과 외에도 심혈관·신장 관련 결과를 확인한 대규모 글로벌 임상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은 후속 개발 전략을 살펴볼 때 의미 있는 자산이다.

비만치료제 시장에서는 체중감량률이 주요 경쟁 지표로 작용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축적된 임상 근거와 후속 적응증 개발 가능성도 제품의 가치를 평가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에페는 국내 비만 임상에서 확인한 체중감량 효과에 더해 기존 글로벌 임상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개발 전략을 확장할 기반을 갖췄다는 평가다.

◆ 사노피 권리 반환 이후 독자 상업화…후속 개발이 관건

한미약품 본사 전경./사진=한미약품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개발 과정은 한미약품의 신약 사업 전략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한미약품은 2015년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사노피에 기술수출했지만 이후 권리를 반환받았다. 글로벌 제약사의 개발 전략 변화로 사업적 불확실성이 커졌던 후보물질을 국내에서 후속 개발해 제품화 단계까지 끌고 온 것이다.

기술수출은 계약금과 단계별 기술료, 상업화 이후 로열티 등을 확보할 수 있지만 개발과 판매의 상당 부분은 파트너사의 판단에 영향을 받는다. 반면 독자 상업화는 개발부터 생산·판매까지 연결해 제품의 사업적 가치를 직접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미약품은 권리 반환 이후에도 개발을 이어가 국내 허가와 첫 출하까지 도달하면서 후보물질을 실제 공급 가능한 제품으로 전환했다.

첫 출하 이후에는 실제 처방 확대와 공급 안정성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위고비·마운자로와 경쟁하는 시장에서 에페가 입지를 확보하려면 체중감량 효과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 투약 편의성, 의료진의 처방 판단, 환자의 치료 지속 여부 등 여러 요인이 뒷받침돼야 한다. 한미약품이 제시하는 가격과 공급 전략이 실제 처방 및 매출 성과로 이어지는지가 상업화 초기 성과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후속 개발도 중장기 성장 가능성을 좌우할 변수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당뇨병 적응증 확대를 목표로 SGLT-2 억제제 병용 임상을 추진하고 있다. 임상 결과와 허가 절차에 따라 활용 범위가 확대된다면 에페는 단일 비만치료제를 넘어 한미약품의 대사질환 사업을 확장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정재원 iM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에페 출시 1년차 목표 매출 1000억 원은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 약 2조 원을 기준으로 점유율 5% 내외를 가정한 수치”라며 “국산 신약 중 출시 초기 성과가 우수했던 케이캡과 펙수클루의 출시 1년차 점유율과 유사한 범위”라고 분석했다.

이어 “과체중 및 비만 1단계 환자에 최적화된 에페의 특성과 국내 비만 인구 구성을 고려하면 실제 출시 후 처방 실적이 얼마나 빠르게 증가하는지가 더욱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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