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권 확보만으로 장애자녀 미래 변화시킬 수 없다"…구조적 맹점 깨려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봉사는 '베풀기'가 아닌 '더불어 살기'라는 말이 있다. 가진 것을 다른 이에게 전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봉사라는 뜻이다. 우리사회 곳곳에는 아직도 추위와 어려움에 처한 약자들이 많다. 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베풀 뿐더러 더불어 살고자 애쓰는 시민단체가 많다. 더불어 살기에는 제한이 없다. 물질이든 일손이든 나눔과 배려 속에 우리사회는 더 건강해진다. 미디어펜은 '아름다운 동행' 연재를 통해 시민사회 곳곳에 자리잡은 더불어살기 움직임을 조망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제언과 사회공동체 의식을 고취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아름다운 동행-시민사회 더불어살기⑨]'장애' 차별 없는 인간다운 삶 이루려면

[미디어펜=김규태 기자]장애우는 세상 누구보다 존중 받아 마땅한 사람이다. 세상에 차별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은 없다.

정부가 9월12일 발달장애인들을 초점에 맞춰 이들을 생애에 걸쳐 평생 지원하는 맞춤형 종합대책을 내놨으나 갈 길은 멀다.

실제 돌봄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전국 15만명 발달장애인 중 하루에 4시간씩 1% 이용자만 지원이 된다. 이로 인해 부모들은 자신의 삶을 제쳐둔 채 24시간 감당하느라 힘에 부쳐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18년 현재 발달장애인 수는 22만여 명으로 전체 장애인의 8%에 달하며 매년 4%씩 증가하고 있다.

발달장애의 경우 성인이 되어도 특별한 사회적 돌봄이 절실하다. 보건복지부의 지난해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발달장애인 중 80%가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

아이들로 인해 평생을 살얼음판 위에서 살고 있는 모든 장애우 엄마들에게도 그렇고, 사회에서 가장 보호받아야 할 장애우들의 안전과 인권 보호를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

발달장애인 외에도 현안은 산적해 있다.

   
▲ 사단법인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11월27일 국회 본청 앞에서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에 대한 예산 증액을 촉구하고 나섰다./사진=전국장애인부모연대

장애인에게 편견을 갖지 말자고 하지만 사회는 여전히 차별하는 실정이다. 장애인 복지를 위해 교육 훈련을 거쳐 자격증을 취득했어도 선뜻 이들에게 취업의 문은 열리지 않고 있다.

청각장애인의 경우 보건복지부에서 제공하는 영상전화 상담원이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양육 지원과 건강검진 등 청각장애인에게 필요한 기본적인 사회서비스 정보조차 제공 받기 힘든 실정이다.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 인권과 보호에 가장 앞장서는 단체로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꼽힌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2003년 장애인 교육권 연대활동으로 시작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이하 부모연대)는 '장애인 문제가 가족이 아닌 우리 사회와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구조적 문제'라는 의식에서 출발해 아이들의 문제를 부모들의 단결된 목소리와 투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목적을 지녔다.

특히 특수교육진흥법을 폐기하고 2007년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을 제정한 후, 부모연대는 장애인 자녀들이 차별받지 않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관련법률 제·개정 운동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그 결과 2011년 '장애아동복지지원법'·2014년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고, 장애아양육지원서비스·발달재활서비스·주간활동서비스·장애인가족지원센터 등 새로운 복지정책이 실행됐다.

17개 광역단체별로 모두 지부를 두고 있는 부모연대는 올 한해동안 장애의 권리가 보장되고 사회통합이 실현된 사회를 비전으로 삼아 권리 옹호사업과 정책 개발사업, 조직 강화사업을 핵심과제로 이어왔다.

   
▲ 10월22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전국장애인부모연대와 전국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전국통합교육학부모협의회가 '특수학교 폭력사태'와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전국장애인부모연대

구체적으로는 예산 확보·노동권 쟁취·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중복장애인 권리증진·복지사업 역량 강화·재정 안정 등에 힘썼다.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장은 "발달장애인 권리보장과 복지 서비스를 위한 더 많은 정책을 만들어 내고 우리가 살아가는 지역에서 실질적인 효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유일한 차이점은 생활하는데 조금 더 불편하다는 차이뿐이다. 장애인에 대해 '편견 없는' 시민의식이 중요하다. 

더욱이 장애인은 사회의 동반자이자 모두가 함께 보살펴야 할 상대적 약자다.

현실에 맞서 그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안주하지 않고 그러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부모연대의 앞날이 기대된다.

이들로 인해 우리나라 장애인과 가족의 권리 보장이 어디까지 확대될지 주목된다.

교육을 시작으로 복지·주거·근로·소득보장·여가·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장애인과 그 부모들이 웃음지을 수 있는 날을 꿈꾼다.

   
▲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지난 2014년 12월3일 제22회 세계장애인의 날을 맞아 서울 보신각 앞에서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 결의대회를 진행했다./사진=전국장애인부모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