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산,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금 2500억 지불…위약금으로 전환 가능성↑
하반기 신규 2개 항공사 취항…공급 좌석 수↑, 이스타 파산시에도 영향 미미
   
▲ 제주항공 여객기./사진=제주항공 제공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제주항공이 '주식매매계약 해제 조건 충족'을 언급함에 따라 이스타항공 인수는 노딜 가능성이 커졌다. 제주항공-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가 사실상 물건너 가면서 코로나19로 위기를 맞고 있는 국내 항공업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제주항공은 지난 16일 "당사의 (M&A) 계약 선행 조건 이행 요청에 대해 이스타홀딩스 측의 진전된 사항이 사실상 없었다"며 "이에 따라 주식매매계약을 해제할 조건이 충족됐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항공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중재가 진행 중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계약 해제 최종 결정 및 통보 시점을 결정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업계는 김현미 장관을 의식한 것이라고 인식하고, 사실상 이스타항공 인수 의향을 접은 것으로 보고 있다.

   
▲ 아시아나항공 카운터에 있는 진입금지 안내판./사진=연합뉴스 제공

관련업계는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HDC현대산업개발-금호산업 간 아시아나항공 M&A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2조5000억원대에 달하는 블록버스터급 딜에 참여한 현대산업개발은 이미 2500억원을 인수 계약금으로 납부한 상태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의 부실 규모가 예상보다 크고, 점점 불어나고 있어 현산이 고심 중이다. 때문에 계약금이 위약금으로 성격이 변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항공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M&A는 이스타항공 사례의 확대판과도 같다고 볼 수 있어 비슷한 양상을 보이게 될 것"이라면서도 "한국산업은행이 채권단이고, 현 정부의 고용 유지 정책에 따라 구조조정은 일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 에어프레미아·에어로K 여객기./사진=각 사 제공


제주항공의 노딜을 공식 발표할 경우 이스타항공은 파산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하늘길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항공사들이 추가로 취항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에어로K는 국토부 항공운항증명(AOC) 발급 심사 중에 있고, 내달 중 청주국제공항을 허브로 삼아 본격 운항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프레미아 역시 AOC 심사 과정에 있으며, 하반기 중 1호기를 들여와 운항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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