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대한민국 주식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도 화려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오랫동안 국내 시장을 누르고 있던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가 완화되기 시작하면서 이재명 정부가 출범과 함께 내걸었던 '코스피 5000'이라는 목표도 어느 정도 가시권에 들어온 모습이다. 미디어펜은 총 5회에 걸쳐 올해 국내 주식시장의 이슈를 정리해 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미국과 한국에서 모두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 올해에도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한국 시장이 더욱 뜨겁게 상승하면서 "국장 복귀는 지능순"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통용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드라이브를 신뢰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편승하는 '트럼프 트레이드' 역시 성공적인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내년에도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관세 전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가을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주식시장 활성화에도 공을 들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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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에도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관세 전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가을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주식시장 활성화에도 공을 들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사진=김상문 기자 |
올 한 해 모든 뉴스에서 가장 많이 거론된 이름은 단연 도널드 트럼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월 취임하며 집권 2기 정부를 출발시킨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교역국들에 전방위적으로 관세를 부과하며 하루하루 전세계를 불확실성의 그늘 속으로 몰아넣었다. '미국 우선주의'라는 새로운 기준 앞에서 기존의 동맹관계는 흔들리기 시작했고, 그러한 불확실성은 고스란히 증시 흐름에도 반영됐다.
한국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25%의 국가별 상호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하며 시장의 우려가 커졌으나, 이후 한국이 3500억 달러(약 512조원) 규모 대미투자를 하는 것으로 정리되면서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는 15%로 조정됐다. 미국의 대(對)한국 자동차 관세 역시 애초 발표한 25%에서 15%로 내려갔다.
해당 뉴스가 나올 때마다 주식 시장은 들썩이기 일쑤였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수혜주 찾기에 나섰던 시장의 결론은 결국 조(조선)·방(방산)·원(원전)이었다. 특히나 이번 관세 협상에서 타결의 열쇠 역할을 했던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키워드는 국내 주요 조선 관련주들의 주가를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시켰다.
조선 섹터 대장주 격인 한화오션의 주가는 올해 초 3만7000원 수준에서 지난 10월 장중엔 15만원을 넘길 정도로 폭등했다. 조선기자재 업종으로까지 훈풍이 이어지면서 방산과 원전 섹터 전반의 주가도 '레벨 업' 되는 모습이었다. 하반기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질주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조·방·원이 국내 증시 상승세의 중심에 있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그럼에도 미중 간 '무역 전쟁'은 올해 내내 시장의 긴장하게 만드는 이슈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율을 계속 올려 총 145%의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 역시 이에 맞서 125%의 보복 관세를 적용하며 시장의 공포는 극대화 됐다.
이후 고위급 무역협상, 결정적으로 지난 10월 미중 정상회담이 진행되면서 소위 '무역 휴전' 국면이 연출됐다. 결과적으로 파국은 면할 수 있었다는 게 중론이지만 여전히 추가적인 갈등의 불씨는 잔존한 상태다.
내년 역시 트럼프 2기 정부는 시장을 요동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취임 초 단단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은 하반기로 올수록 급격히 무너지면서 시장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아무리 불안정해 보여도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주가를 올리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트럼프 트레이드'의 주된 기조였다면, 이는 내년에도 어느 정도 유효할 가능성이 높다.
내년 하반기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중간선거를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미 그는 1기 정부에서 중간 선거 패배의 쓰라린 선례를 경험한 적이 있다.
특히 내년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미 연방대법원의 적법성 판단을 앞두고 있어 글로벌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은 계속 해서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국이 중간선거 국면으로 진입할수록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액션이 나올 가능성이 많다는 기대감은 연중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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