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공연장 안을 가로지르는 거친 거대 파이프라인 구조물 사이로 강렬한 붉은 조명이 쏟아졌다. 흡사 거대한 폐공장을 옮겨놓은 듯한 무대 위로 여섯 멤버가 등장하자, 섭씨 30도를 웃도는 바깥의 찜통더위는 무색할 만큼의 뜨거운 함성이 잠실을 가득 채웠다.
YG엔터테인먼트의 ‘괴물 신인’ 베이비몬스터가 한층 진화한 무대 장악력과 압도적인 라이브 실력을 무기로 두 번째 월드투어의 서막을 화려하게 열었다.
베이비몬스터는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고 새 월드투어 ‘춤’(CHOOM)의 서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번 공연은 이들이 데뷔 후 두 번째로 갖는 월드투어이자, 전 세계 음악 팬들을 자신들만의 강력한 퍼포먼스로 매료시키겠다는 당찬 포부가 담긴 자리다.
베이비몬스터가 압도적인 라이브 실력을 무기로 두 번째 월드투어의 서막을 화려하게 열었다./사진=YG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같은 몰입감을 선사한 인트로 영상이 끝나고, 무대 위 분위기를 단숨에 바꾼 것은 록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라이브 밴드의 묵직한 오프닝 연주였다. 밴드 사운드와 함께 무대에 오른 베이비몬스터는 첫 곡 ‘위 고 업(WE GO UP)’으로 화려한 포문을 열었다. 이어 이들은 이달 발표한 동명의 신곡 ‘춤’을 비롯해 정규 1집 타이틀곡 ‘드립(DRIP)’, 데뷔 미니앨범 타이틀곡 ‘시시(SHEESH)’ 등 강력한 전사 스타일의 곡들을 쉴 새 없이 쏟아내며 초반부터 객석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관객들은 매 곡의 하이라이트마다 “춤! 춤! 춤!”, “드립! 드립! 드립!”을 연호하는 역대급 떼창으로 화답했다.
멤버들은 거친 안무 속에서도 전원 핸드 마이크를 쥔 채 속사포 같은 랩과 폭발적인 고음 라이브를 흔들림 없이 소화하며 왜 이들이 ‘실력파 그룹’으로 불리는지 입증했다. 특히 아현은 랩 파트의 묵직한 저음과 가슴을 뚫는 고음 샤우팅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객석의 탄성을 자아냈다. 화려하게 터지는 불기둥과 흩날리는 종이 가루, 그리고 심장을 울리는 밴드 세션의 조화는 축제의 분위기를 한층 배가시켰다.
오프닝 이후 네 곡을 연달아 부른 뒤에야 숨을 고른 멤버들은 팬덤 ‘몬스티즈’를 향해 감격스러운 첫인사를 건넸다. 아현은 “너무 보고 싶었다. 오늘 함께 재미있는 추억을 많이 만들고 가자”며 미소를 지었고, 로라는 “마지막 날인 만큼 첫째, 둘째 날보다 더 큰 에너지로 뛰어놀아 보자”며 관객의 호응을 유도했다.
이번 공연의 백미는 멤버 개개인의 매력을 극대화한 솔로 무대였다. 아사의 ‘템플(Temple)’, 파리타의 ‘슈퍼 베이스(Super Bass)’, 아현의 ‘프로블럼(Problem)’ 등 장르를 넘나드는 무대가 이어진 가운데, 로라의 솔로 무대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이번 무대를 시작으로 베이비몬스터는 전세계 18개 도시에서 월드 투어를 가진다./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로라는 연습생 시절 월말 평가 당시 가사를 잊어버려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 앞에서 눈물을 흘렸던 일화가 있는 카밀라 카메요의 ‘아바나(Havana)’를 선곡, 한층 성숙해진 보컬과 완벽한 퍼포먼스로 트라우마를 지워내며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로라는 이후 “몬스티즈의 눈을 한 명 한 명 마주치며 노래하니 가슴이 뭉클하고 깊은 감동이 밀려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공연 후반부에도 열기는 식지 않았다. 베이비몬스터는 청량하면서도 에너제틱한 ‘포에버(FOREVER)’, ‘핫 소스(HOT SAUCE)’, 그리고 최근 발매되어 사랑받고 있는 최신곡 ‘슈거 허니 아이스 티(SUGAR HONEY ICE TEA)’로 무대를 화려하게 수놓았다. 팬들의 앙코르 요청에 다시 무대에 오른 이들은 ‘슈파 두파 러브(SUPA DUPA LUV)’와 ‘시시’를 다시 한번 열창하며 마지막 에너지를 쏟아부었다.
지난 2024년 4월 공식 데뷔 이후 2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준 베이비몬스터는 이번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글로벌 영토 확장에 나선다. 멤버들은 이번 투어 기획과 곡 선정, 편곡 등 제작 전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아티스트로서의 역량도 증명해 냈다.
서울에서 성공적인 신호탄을 쏘아 올린 이들은 향후 오세아니아, 유럽, 남미를 아우르는 전 세계 총 18개 도시에서 29회에 걸쳐 월드투어의 열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아현은 공연을 마무리하며 “서울에서 투어를 시작하게 돼 정말 특별하다. 보내주신 성원을 가슴에 잘 담아, 방문하는 도시마다 최고의 무대로 보답하겠다”라며 세계 무대를 향한 벅찬 각오를 밝혔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